소방관의 선택
- 내가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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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여러모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무조건적인 현장직을 선호하며 등한시했던 간부와 행정직에 대해서도 그들이 하는 일과 그 의미를 알고 나니 내가 몰랐던 가치들을 알 수 있었다.
지휘관
현장에서 용감하게 뛰어들어 효과적으로 구출해내면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장이라는 곳은 언제나 복잡하고, 여러 요인들이 뒤섞여 있고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장소다. 때문에 전체를 보는 안목으로 자원과 전략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면에서는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생명이 자기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현장에서는 이 사람을 살리는 데에만 집중하면 되는 반면, 지휘관은 이 사람을 살릴지 저 사람을 살릴지 선택해야 한다.
여성 소방관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최대한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데에는 남녀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남자든 여자든 이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성별을 자격 기준에 넣어 버리면 좋은 인재를 놓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리더
리더라고 해서, 지휘관이라고 해서 고압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리더이기에, 지휘관이기에 더더욱 팀원들이 자신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침착하게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분명하게 지시를 하고 그들이 알아들었는지 체크하는 것까지 모두 리더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결국, 나에게 답이 있다
소방이라는 조직에 들어간 이후에도 앞으로 어떻게 내 커리어를 쌓아 나갈 것인지, 어떻게 이 조직에 기여할지는 내가 찾아야 한다. 그게 전통적인 방식이 될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공감이 바탕이 될 때, 더 큰 일을 더 성공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다.
선택
어디서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하다.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다. 이 일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 그것은 전적으로 나의 선택에 달린 일이다.
p. 15
[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간을 지나는 사람들의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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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순수한, 전적인 신뢰. 내가 그토록 힘든 사람에게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p. 180
[ 앞자리를 담요 같은 것으로 덮어 사망한 아버지를 아이들이 보지 못하게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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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인 구조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해를 입는 것도 막아야 한다. 공장 화재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곳이 누군가의 일터기 때문이다. 가족들을 먹여 살릴 돈을 버는 곳이기 때문이다. 소방관의 일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구출해내는 것만이 아니구나. 삶에 갑자기 찾아온 구멍, 그 구멍을 최대한 온전하게 메워주어 그 이후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애쓰는 사람이구나.
p. 17
[ 나는 동료들, 소방 당국, 나 자신을 상대로 질문하기 시작했다. 소방관들이 자신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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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찾아 나서기. 능동적으로, 주도적으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내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p. 52
[ 내 경험(내 공감)은 내가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연구 결과를 소방관들의 작업 환경에 적용하기까지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 원동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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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리 멀리까지는 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이타적인 마음이야말로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p. 364
[ 자기가 상상했던 한계를 깨고 좀 더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은 바로 공감이다. 내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날마다 출근하고, 연구하고, 직장과 가정 사이의 균형을 찾도록 한 것은 모두 공감의 힘이었다.
일과가 끝나고 나면 그 입장에서 빠져나와 나 자신이 되는 것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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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공감의 힘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공감이야말로 인공지능 시대에 꼭 갖추어야 할 능력이 아닐까.
일터에서 벗어나면 다시 나로 돌아와 삶을 살아가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아하는 취미를 하고 휴식을 가져야 한다.
p. 110
[ 나는 오랫동안 소방관들과 시민의 안전을 진정으로 향상하려면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더 잘 이해해야만 한다고 주장해왔다. 압박감이 크고, 빠른 속도로 상황이 전개되며, 감정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조건 속으로 누군가를 밀어 넣을 것이라면, 그가 만반의 준비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압박감이 큰 상태에서도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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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소방관도 머리를 써야 한다. 주체적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체력만 좋다고 뛰어난 구조 작업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p. 261
[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감정적으로 힘든 실제 상황을 충분히 접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경험이 지휘관들을 단련시켜 가혹한 현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데 얼마나 필수적인 요소인지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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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꼭 소방훈련만 그러할까. 삶 자체가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는 거구나. 나의 케파를 넓히기 위해서. 그런 어려움과 스트레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p. 106
[ 문제는 (…) 제임스 자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법이다. 스트레스는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에 영향을 준다. 자신이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더 받을수록 정보 처리 능력이 줄어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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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트레스에 쫓기거나 하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짜증스러운 모습과 말투가 밖으로 나온다. 한 번에 다 처리해 내려고 하는 욕심 때문이다. 한 번에 가능한 적은 일을 처리하자. 내 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p. 101
[ 테러 관련 사건이라고 그냥 추측하는 대신 경찰관과의 소통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었다면 어땠을까. 톰에게 자세한 상황 보고를 할 기회를 줄 수도 있었다 (…) 정보를 구하도록 사람을 보낼 수도 있었다. 건물 관리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더라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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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의 업무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올바른 판단을 통해서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 편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더 많은 인명을 효과적으로 구할 수 있다.
p. 152
[ 퍼즐을 맞춰가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얻은 조각도 계속 끼워나간다. 나는 그 조각들에 대한 확신이 덜하기 때문에 상황이 진행되면서 계속 의문을 던진다. 그 조각들은 아직도 말이 되는가? 다른 조각들과 잘 맞는가? 퍼즐 조각의 일부가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내가 그리는 전체 그림이 잘못된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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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정해놓고 다시 생각하려 하지 않는 나의 성향, 위험하다. 일단 가닥을 잡아놓되 그 뒤로도 계속해서 의심하고 확인해봐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추어 정보들도 계속해서 바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p. 122
[ 나는 가능한 한 가장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집중했어야 했다. 내가 구할 수 없는 생명들은 더이상 생각하지 않고 전체적인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았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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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트와 팩트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바라는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차이.
p. 172
[ 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제한적이므로 나는 어떤 사고 차량, 어떤 부상자, 어떤 생명을 우선적으로 구조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 나는 그녀의 상황에 너무 깊이 말려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래야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휘관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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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택을 해야 한다. 매 순간 100%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보면 소방관도 정신 노동이 상당하구나. 구하지 못한 사람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이런 것들이 정말 어마어마하겠다. 사람의 본성과 싸워야 하는 일이구나. 어찌 보면 참 잔인하다. 누구는 살리고 누구는 죽이는 선택을 해야 하니. 다른 사람의 기분이 살짝 상하는 것도 못 견뎌하는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p. 220
[ 지휘관의 임무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팀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대응 작전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유능한 지휘관은 동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신이 세운 계획을 모두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지도자는 자신이 책임진 사람들을 돌볼 의무가 있다. 그리고 용감해야 한다. 용감함은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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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지시사항을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팀원들의 생각과 반응은 어떠한지까지 살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 '너는 톱니바퀴니까 시키는 것만 해'가 아니라 '너라는 톱니바퀴의 위치는 이곳이고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 잠이 안와서 새벽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다. 잠이 옴에도 불구하고, 하품을 해가며 잠을 견뎌내며 책을 읽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퍼지고 싶어 하고 귀찮아한다. 그것을 이겨내고 묵묵히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괜찮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다.
p. 158
[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역할이 큰 그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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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일만 하게 되면 나의 임무가 끝나는 순간 나의 할 일이 없어진다.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고 있다면 다음 스텝을 생각해볼 수 있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전체적인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이 방법이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놓으면 내가 지금 하는 일들이 어떤 부분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 그런데 쓰다 보니 꼭 그렇게 살아야만 하나 싶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 그럼 그냥 이렇게 미래를 위해서 기본적인 역량을 차곡차곡 준비하며 지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책 읽고, 운동하고, 취미활동 하기. 인생을 살기. 삶을 살다 보면 인생을 걸고 싶은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못 찾는다 해도 뭐, 딱히 상관없을 것 같다.
p. 231
[ 더 많은 여성이 소방 구조대에 들어와서 공헌을 하기를 바라는 것 (...) 성비를 의무적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유능한 인재들 중에서 다음 세대의 소방관들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소방관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선입견에 부합되는 작은 인재 집단 속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들을 뽑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그 제한된 인재 집단은 현재 소방 구조대가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더 다양한 인재들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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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성소방관이 필요한지 그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는 책. 몸으로 구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머리로 구하는 것이다.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은 여성이 훨씬 뛰어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제한된 범위 안에서 인재를 찾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 이유가 '소방관은 이러이러한 모습이어야 한다'와 같은 사람들의 기대와 생각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더욱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실제 현장에서 더 많은 사람을 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어떤 능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단지 성별의 차이로 나눌 문제가 아니다. 힘센 사람도 필요하고 생각을 잘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p. 144
[ 내가 쓰러져도 아무도 나를 바로 세워줄 수 없는 시절을 보냈다. 끔찍한 생활이었지만 덕분에 무딘 사람으로 자라진 않았다. 언제나 뭔가 정상이 아닌 것은 없는지, 문제를 일으킬 만한 요소는 없는지를 살피는 것이 생활화된 것이다. 나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큰 장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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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을 보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p. 224
[ 개인의 배경은 시작점을 다르게 할 뿐, 도착점을 정하지는 못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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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에게 답이 있다. 비전공자? 전공자는 뭐 얼마나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나만 해도 그런데. 그저 쫄지 말고. 대담하게.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다.
p. 371
[ 어디서 시작하는지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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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저질러진 것, 앞으로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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