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지 비건 빵집 빵지순례
빵긋한 하루
둘 다 빵을 좋아한다.
여행을 가더라도
맛집과 숙소를 찾고 나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은
빵집, 빵지순례였다.
그렇게 서울, 울산, 부산, 경주, 제주에
대구, 대전, 인천, 모스크바까지는
아직 못 가봤지만 어쨌든 많이 다녔다.
그렇게 다녀본 빵집 중에
이곳이 그 종착지인 듯하다.
부산 명지 비건 빵집 빵지순례 빵긋한 하루
수없이 다녀본 빵집 중에서
같은 날 그곳에 다시 들러
빵을 산 적은 없었다.
빵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밀가루를 가능한 먹지 말자는 생각에
언제나 갈등이 있던 터였다.
그래서 NO밀가루가 더욱 반가웠다.
그리고 한때 관심을 가졌던
비건 빵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NO달걀
NO버터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더 건강하게 제조되고
내 몸에도 유익한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
가게에 들어서니
부산 명지 비건 빵집 빵지순례 빵긋한 하루
열성적이신 여사장님께서 맞아주셨다.
자신이 정성 들여 만든 빵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다.
보통은 그런 설명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분은 뭐랄까
자신이 정말 좋아해서 만든 빵이라는 게
느껴지는 눈빛과 말투였다.
그래서 더 귀담아듣게 되었다.
밀가루, 버터, 달걀을 전혀 쓰지 않은
비건 빵이 대부분이고
밀가루가 들어간 빵은
지리산에서 키우고 재배한
앉은뱅이 밀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뭔가 우리말 같아서 좋은 거겠거니
하다가 생각이 나서 찾아봤다.
키가 작아서 앉은뱅이 밀이란다.
우리나라 토종 밀인데, 글루텐 함량이 적어
쉽게 바스러지고 점성이 적다고 한다.
좋은 거였다.
이 날 처음 샀던 빵은
흑임자 스콘
호박 소보루 식빵(..?)
초코소라빵이었다.
흑임자 스콘은 다른 스콘들과 달리
퍽퍽한 식감이 아니었다.
크기와 모양만 저렇게 생겼을 뿐
쿠키에 조금 더 가까운 식감이었다.
바삭바삭한 스콘 같은 느낌.
퍽퍽한 스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식감이 마음에 들었다.
흑임자가 들어가서 고소했다.
퍽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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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소보루 식빵사장님 죄송해요 이름이 잘
음.. 다른 2개에 비해서는
손이 잘 가지 않았던 것 같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재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든든한 느낌 때문에.
밥을 먹고 디저트차 먹던 것이어서
스콘과 초코소라빵에 손이 갔을 뿐,
빵 자체로는 훌륭했다.
가게에서 들은 사장님 철학이,
'본 재료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팥빵에는 팥이 많이 들어가야 하고
밤식빵에는 밤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아주 멋진 철학이었다.
한 겹에는 호박을,
한 겹에는 팥을 투척바르셨는데
팥도 국산 팥으로 직접 쑤신 것이라고 했다.
그 정성과 철학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다.
고운 마음이 담긴 음식,
먹는 사람을 생각해서
건강하게 만든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구나.
부산 명지 비건 빵집 빵지순례 빵긋한 하루
가장 감동적이었던
초코소라빵
어렸을 때 집 앞 빵집에서
자주 사 먹었었는데,
파는 집이 그리 많지 않아
이사를 오고 나서는 만나보질 못했었다.
반가운 마음에 담았었는데
이런 빵일 줄이야.
은행을 털러 온 도둑이
가방 속에 돈을 털어 넣듯
넣을 수 있을 때까지 넣은
초코크림이 인상적이었다.
그것만큼이나 좋았던 것은
빵 자체가 정말 쫄깃쫄깃 했다는 것.
정말 감동적인 맛이었다.
처음에 3,500원이라는 가격에
약간 흠칫하긴 했지만
먹어보니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맛이었다.
카카오 함량이 높아서
그렇게 달지도 않았다.
풍성한 크림과 쫄깃한 빵맛.
정말 좋았다.
여기까지 처음 먹은 빵.
흑임자 스콘과 초코소라빵은
두 번째 방문해서 다시 담았다.
(호박빵은 다 못 먹음)
각자 집에 사가기로 하고
몇 가지를 더 고르기로 했다.
쑥 치아바타를 골랐다.
제주에서 쫄깃쫄깃한 치아바타를
참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쑥 향이 은은한 것이 좋았다.
그런데 집에 와서
하루가 지나고 먹어서 그런지
어제의 감동보다는 덜했다.
호두파이도 골랐다.
평소 호두파이를 좋아하고
파이, 타르트 같은 것을 좋아한다.
이것도 글쎄,
다른 빵들이 너무 훌륭해서 그런가
특별한 감흥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루가 넘어가게 되면 꼭 냉동실에
넣어달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지키지 않아서 그랬는지
집에 와서 다음날 아침에 먹으니
전 날의 감동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빵집이 부산에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초코소라빵을 먹었을 때의 그 감동,
입안 가득 크림이 한가득이고
빵은 쫄깃하고
크림이 빵 밖으로 넘쳐흐르던
그 맛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뽑은 전국 최고의 빵집.
부산 명지 비건 빵집 빵지순례
빵긋한 하루
사장님 화이팅.
오래오래 맛있는 빵
만들어 주세요.
p.s
역여잘.
뿡뿡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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